모든 청춘에 묻는다…나는 누구인가
한국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이 지난 13일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에서 북미 관객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이언희(사진) 감독과 주연 배우 김고은, 노상현이 영화 상영에 앞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영화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현대 서울에서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언희 감독은 “한국에서는 아직 개봉 전인데, 북미 관객들과 먼저 만나게 되어 매우 긴장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고은 또한 “토론토는 개인적으로 10년 전에 배낭여행을 왔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푸른 나무가 많은 도시에서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배우 노상현은 “TIFF에서 첫 상영이어서 기대가 크다”며 북미 관객들과의 첫 만남에 대한 설렘을 표현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 중 첫 번째 단편 ‘재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재희와 그의 친구 흥수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두 사람의 우정과 성장을 그려낸다. 원작 소설은 주로 남성 주인공 영(영화에서는 흥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영화에서는 두 인물의 시선이 균형 있게 다루어져, 서로의 시선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관계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 감독은 “원작의 감정선을 유지하면서도 영화적인 표현을 더하기 위해 새로운 디테일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두 주인공이 서로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과정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원작 소설은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와 청춘의 고독, 그리고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감정선은 시각적으로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이 감독은 “서울의 차가운 도시 풍경과 이태원의 상징성을 활용해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갈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에서의 이태원과 종로는 그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그들의 삶을 상징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동성애가 여전히 민감한 주제로 여겨지지만, 북미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감독은 “이 영화가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보편적인 청춘의 고민과 정체성 찾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영화가 “누구나 자신에게 던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로, 전 세계 어느 관객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미쓰에이의 히트곡 ‘Bad Girl Good Girl’에 대해 이 감독은 “재희 캐릭터의 이중성을 상징하는 곡”이라고 밝혔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많은 갈등을 겪는 복잡한 캐릭터의 본질을 이 곡을 통해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 결혼식 장면에서 흥수가 이 곡을 축가로 부르는 장면은 그가 재희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편지”로 해석된다. 최근 애플TV+ 드라마 ‘파친코(Pachinko)’를 통해 북미 관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인 배우 노상현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흥수라는 캐릭터가 가진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며, “북미 관객들과의 만남이 그저 감사하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각자 자신만의 감정을 발견하길 바랐다. 이 감독은 “편견 없이 사랑스럽고 예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거창하지 않고 담백한, 우리의 방식으로 만든 영화”라며 “관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상현 역시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의 호응을 기대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10월 2일 한국에서 개봉 예정이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북미 관객들과의 성공적인 첫 만남을 마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도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형 기자고은 청춘 토론토 국제영화제 영화적인 표현 북미 관객들